[데스크칼럼] 설욕의 정치에서 화합의 정치로, 이제 속초의 시간

전우호 (woogongws@nate.com) | 기사입력 2026/06/05 [14:49]

[데스크칼럼] 설욕의 정치에서 화합의 정치로, 이제 속초의 시간

전우호 | 입력 : 2026/06/05 [14:49]

6·3 지방선거를 통해 속초 시민들은 다시 한번 이병선 시장을 선택했다. 8년 전 665표 차이의 아픔을 안겨주었던 김철수 전 시장과의 재대결에서 승리하며 정치적 설욕에 성공한 것이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가 아니었다. 한때 시장과 부시장으로 함께 시정을 이끌었던 두 사람이 정치적 경쟁자가 되어 두 차례나 맞붙은 드라마 같은 승부였다. 속초 시민들은 지난 8년 동안 두 사람의 경쟁을 지켜봤고, 이번 선거를 통해 최종적인 선택을 내렸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지금 중요한 것은 승리의 기쁨이 아니다. 이제 남은 것은 화합이다.

 

이번 선거는 유독 과열 양상이 두드러졌다. TV토론회 공방은 물론 고소·고발전까지 이어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여야 하지만, 지나친 대립은 지역사회에 상처를 남기기 마련이다. 특히 규모가 크지 않은 지역사회에서는 선거 과정에서 형성된 감정의 골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

 

속초는 지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역세권 개발, 설악동 재도약, 관광산업 고도화, 청년 인구 유출 문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어느 하나 쉬운 과제가 없다. 이러한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패배한 김철수 후보의 메시지다. 그는 결과를 깨끗하게 수용하며 당선자에게 축하를 전했고, 앞으로도 속초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성숙한 민주주의의 모습이었다.

 

이제 공은 이병선 시장에게 넘어갔다. 승자는 포용해야 한다. 자신을 지지한 시민뿐 아니라 지지하지 않은 시민들까지 품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리더십이 완성된다. 선거 과정에서의 갈등을 뒤로 하고 능력 있는 인재라면 정치적 성향을 떠나 시정에 참여시킬 수 있는 열린 자세도 필요하다.

 

속초는 강원 동해안의 대표 관광도시이자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도시다. 그러나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치가 시민들을 갈라놓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경쟁은 선거일까지여야 하고, 선거 다음 날부터는 협력이 시작되어야 한다.

 

8년 전 패배의 아픔은 이번 승리로 충분히 보상받았다. 이제 이병선 시장에게 필요한 것은 설욕의 정치가 아니라 통합의 정치다. 김철수 전 시장과의 악연도, 선거 과정에서 생긴 앙금도 지역 발전이라는 더 큰 목표 앞에서는 내려놓아야 한다.

 

속초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승자의 환호가 아니다.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도시의 미래다. 선거는 끝났고, 이제 진짜 속초의 시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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