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경제특구 지정 경쟁이 시작됐다. 우상호 강원특별자치도정의 핵심 공약이자 정부의 남북 평화경제 정책을 상징하는 사업인 만큼 각 지자체의 경쟁은 당연하다. 춘천은 교육·행정·문화관광 복합도시를, 철원은 산업과 농생명 클러스터를, 속초는 국제관광과 물류 허브를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고성은 '고성-원산 평화경제특구'라는 가장 본질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이제 설악권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지역 간 경쟁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설악권 전체의 미래를 위해 하나의 전략을 선택할 것인가.
답은 분명하다. 속초·인제·양양·고성 등 설악권 4개 지자체는 고성의 평화경제특구 유치를 지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해야 한다.
평화경제특구는 일반 산업단지가 아니다. 정부가 전국 17개 접경지역 가운데 단 4곳만 지정하는 국가 전략사업이다. 상징성과 정책적 당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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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준에서 고성은 다른 어떤 후보지보다 분명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고성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민간인 통제선과 비무장지대, 동해안 접경을 모두 품고 있는 분단의 최전선이다. 금강산과 가장 가까운 도시이며, 동해북부선이 연결되면 원산으로 이어지는 첫 관문이 된다. 고성이 내세운 '고성-원산 평화경제특구'는 단순한 개발계획이 아니라 평화경제특구법이 지향하는 철학과 가장 정확하게 맞닿아 있다.
특구는 결국 남북 교류를 전제로 한다. 그렇다면 남북을 가장 먼저 연결할 수 있는 곳이 선정되는 것이 정책 취지에도 부합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설악권의 시각이다.
일부에서는 속초 역시 평화경제특구를 신청한 만큼 경쟁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조금만 시야를 넓혀보면 답은 달라진다.
고성이 특구로 지정된다고 해서 혜택이 고성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동해북부선이 연결되면 국제물류는 속초항과 연계될 수 있고, 관광객은 속초를 거쳐 고성과 금강산으로 이동한다. 인제는 내륙 관광과 배후 산업을 담당할 수 있으며, 양양국제공항은 북방 관광과 국제노선을 연결하는 관문이 될 수 있다.
고성이 성공하면 설악권 전체가 성공하는 구조다.
반대로 설악권 내부가 경쟁하다가 정부에 분열된 모습만 보여준다면 모두가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정부는 언제나 지역의 단합을 높게 평가한다.
부산이 엑스포 유치에 힘을 모았고, 전북이 올림픽 유치에 공동 대응했으며, 광역경제권 사업마다 인접 지자체들은 경쟁보다 연대를 선택했다. 국가사업은 결국 얼마나 넓은 지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본다.
설악권 역시 이제 같은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속초시와 인제군, 양양군이 "평화경제특구는 고성이 가장 적합하다. 대신 특구의 성과는 설악권 전체와 공유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한다면 그 파급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정부에도 강한 메시지를 줄 수 있고, 우상호 도정에도 설악권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
특히 우상호 당선인이 평화경제특구를 도정 핵심 공약 3순위에 올려놓은 만큼, 도 역시 지역 간 소모적인 경쟁보다 권역별 시너지를 만드는 그림을 원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우리 지역만'이라는 좁은 계산이 아니다.
평화경제는 연결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연결은 연대에서 출발한다.
설악권이 먼저 하나가 되어야 강원도가 힘을 얻고, 강원도가 하나가 되어야 정부를 설득할 수 있다.
고성은 평화경제특구의 중심이 되고, 속초는 국제관광과 물류의 거점이 되며, 양양은 국제공항을 통한 하늘길을, 인제는 배후 산업과 관광을 책임지는 구조가 만들어질 때 설악권은 비로소 대한민국 북방경제의 중심축으로 도약할 수 있다.
이제는 경쟁보다 전략이다.
설악권 4개 지자체는 고성의 평화경제특구 유치를 지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해야 한다.
그것이 고성만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설악권 전체의 미래를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큰 결단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