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강원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의 "18개 시·군이 경쟁하기보다 권역별 협력을 통해 공동의 이익을 실현해야 한다"는 발언은 단순한 행정 구호가 아니다. 강원도의 미래를 바꾸기 위한 새로운 발전 전략이며, 그 첫 번째 시험대가 바로 설악권이 되어야 한다.
그동안 강원도 시·군은 각자의 사업을 추진하며 국비 확보와 관광객 유치 경쟁을 벌여왔다. 비슷한 관광자원을 앞세우고, 비슷한 축제를 만들고, 같은 정부 공모사업을 놓고 경쟁하는 일이 반복됐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한정된 예산과 인구 감소, 지역 소멸이라는 거대한 현실을 극복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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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권은 이미 하나의 생활·경제권이다.
속초는 관광과 해양도시의 기능을 담당하고, 고성은 평화와 해양레저의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양양은 국제공항과 서핑, 관광산업의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인제는 백두대간과 내륙 관광, 산림과 스포츠 산업의 거점이다. 각각의 장점은 다르지만 서로 연결될 때 훨씬 큰 경쟁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문제는 지금까지 이러한 연계가 선언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설악권이라는 이름은 있었지만 공동의 발전 전략은 부족했다. 관광은 따로 홍보했고, 교통은 따로 계획했으며, 산업 유치 역시 각 시·군이 개별적으로 움직였다. 결국 규모의 경제를 만들지 못했고,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우 당선인이 제안한 권역별 협력은 설악권에 가장 필요한 해법이다. 설악산과 동해안을 하나의 관광벨트로 묶고, 양양국제공항을 중심으로 국제관광을 공동 마케팅하며, 속초항과 고성의 해양레저, 인제의 산악관광을 연결하는 광역 관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교통도 마찬가지다. 동서고속철도, 동해북부선, 국도와 지방도 확충 역시 개별 시·군의 요구가 아니라 설악권 전체의 생존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산업 역시 수소, 해양바이오, 산림치유, 스마트 관광 등 권역별 특화산업을 공동으로 육성해야 국가 공모사업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강원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권역별 협력은 시장과 군수들의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해관계 조정과 예산 배분, 공동사업 기획은 광역자치단체가 중심을 잡아야 가능하다. 우상호 당선인이 밝힌 것처럼 앞으로는 시장과 군수를 개별적으로 만나는 방식보다 권역별 현안을 함께 논의하는 행정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특히 설악권 4개 시·군이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는 광역 프로젝트를 강원도가 직접 발굴하고, 국비 확보와 정부 협의를 주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권역별 발전은 말이 아니라 실행 체계가 있어야 성공한다.
설악권은 강원도의 동북부 관문이다. 관광, 항만, 공항, 산림, 해양이라는 전국 어디에도 없는 자원을 동시에 갖춘 지역이다. 그러나 각각의 도시가 따로 움직인다면 그 잠재력은 절반도 발휘하지 못한다.
이제는 경쟁보다 협력이 더 큰 가치를 만든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지역 간 경쟁으로는 수도권 집중을 이길 수 없고,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이라는 시대적 위기를 극복할 수도 없다.
우상호 당선인의 권역별 협력 구상이 성공하려면 가장 먼저 설악권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설악권이 하나의 경제권, 하나의 관광권, 하나의 생활권으로 성장할 때 강원도 전체의 경쟁력도 함께 높아질 것이다.
권역별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그리고 그 전략의 성공 여부는 강원도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설악권을 연결하고 지원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제는 설악권이 함께 미래를 설계할 시간이며, 강원도가 그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