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에 접어들며 양양 전역의 해변이 서핑 보드를 든 서퍼들과 라이프가드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올해 양양 해변의 이면에는 예년과 다른 아주 특별한 '고용 실험'이 한창이다. 그동안 양양의 해양 레저 산업은 여름 성수기에만 고용이 집중되고 가을과 겨울에는 청년 인구가 대거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계절성 실업' 문제를 만성적으로 겪어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양양의 로컬 서프숍들과 청년 창업가 연합회가 연대하여, 청년들의 지역 내 상주 기간을 '3개월'에서 '사계절'로 늘리는 대안적 고용 융합 모델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 ▲ 사진: ai생성 이미지 |
여름에는 파도를 지키고, 겨울에는 서사를 디자인하다
이번 고성·양양 상생 고용의 핵심은 청년 1인에게 여러 직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직무 다각화’에 있다. 서핑 시즌이 절정인 6월부터 8월까지는 해변에서 서핑 강사, 안전 요원, 해양 가이드로 활약하는 청년들이, 시즌이 끝나는 가을부터는 지역 브랜드의 디자이너나 크리에이터로 옷을 갈아입는다.
플리마켓과 D2C(소비자 직접 판매) 브랜드 마켓을 통해 검증된 로컬 의류 브랜드의 패턴 디자이너, 유튜브 기반의 영상 편집자, 혹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F&B(식음료) 공간 기획자로 전환 배치되는 방식이다. 양양 죽도해변에서 서프숍과 브랜드 에이전시를 동시에 운영하는 한 대표는 "청년 한 명을 여름 한 철 소모품처럼 쓰고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비시즌에는 로컬 콘텐츠 전문가로 육성하여 연간 고용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매년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고 교육하는 비용을 아끼고, 청년들은 안정적인 정착 기반을 얻을 수 있어 서로가 윈-윈(Win-Win)"이라고 설명했다.
자생적 일자리 생태계가 만든 청년 상주 인구의 힘
이러한 지속 가능한 고용 구조는 양양권 내 인구 통계 지표와 골목 경제에도 묵직한 변화를 주고 있다. 단순히 여름 관광지에 머물던 공간이 사계절 내내 청년들의 '일터이자 삶터'로 재편되면서,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도심 구도심 상권의 세탁소, 마트, 식당 매출이 일정 수준 유지되는 '체류 경제 체력'이 다져지고 있다. 무형의 서핑 문화를 유형의 디자인 자산과 고용 지표로 치환해 내는 스마트한 상생 방정식이다.
청년들의 ‘장기 정착 자립 기반’ 환영 vs 소규모 서프숍의 ‘연간 인건비 고정 지출 부담’
현장의 청년 창업가들과 강사들은 "강원도 서핑 해변이 좋아서 내려왔지만 늘 겨울철 생계가 막막해 다시 서울로 올라갔어야 했는데, 이제는 사계절 내내 내 커리어를 로컬에서 이어갈 수 있게 됐다"며 이번 고용 실험을 크게 반기고 있다. 반면, 디자인이나 F&B 유통망 등 후방 산업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소규모 영세 서프숍들은 "연간 고용 계약을 유지하기에는 비시즌 고정 인건비 지출 부담이 크다"며, 지자체가 비시즌 청년 고용 분담금을 일부 보조하거나 연합형 공유 고용 플랫폼을 구축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계절성 실업을 넘어, 사계절 청년 유니콘의 도시로
그동안 대한민국 전역의 관광 도시들은 계절에 따라 경제가 요동치는 '나이테 없는 성장'에 가슴을 앓아왔다. 양양 해변에서 촉발된 이번 '사계절 지속 가능한 고용 실험'은 관광업의 한계를 제조업과 디자인, IT 콘텐츠 산업의 융합으로 돌파하는 신선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청년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여름 파도 위에만 머물지 않고 사계절 내내 설악권 전역의 브랜드 자산으로 스케일업될 때, 양양은 단순한 유흥 해변을 넘어 대한민국 로컬 유니콘 기업들이 자라나는 가장 건강하고 역동적인 토양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