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하순의 주말, 양양 인구·죽도 해변의 백사장을 따라 이국적인 부스들이 길게 늘어섰다. 초여름 날씨와 함께 막을 올린 ‘양양 로컬 크리에이터 플리마켓’ 현장이다. 파도 소리와 힙한 인디 음악이 어우러진 이곳은 단순한 주말 장터를 넘어,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녹여낸 독립 브랜드들이 첫선을 보이는 '로컬 벤처의 인큐베이터'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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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굿즈에서 정식 브랜드로… 양양 해변이 키워낸 청년 스타트업
과거 양양의 플리마켓 상품들은 서핑보드 모양의 열쇠고리나 조개껍데기 액자 등 일회성 기념품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5월 하순 현재, 해변 마켓을 채운 브랜드들의 면면은 완전히 달라졌다. 양양의 거친 파도와 염분에 강한 고기능성 업사이클링 서핑 웨어, 동해안의 자연을 모티브로 삼은 로컬 수제 액세서리, 서퍼들의 식단을 책임지는 비건 푸드 브랜드 등이 주류를 이룬다.
이들은 해변 플리마켓을 통해 트렌드에 민감한 2030 소비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테스트(PoC)한 뒤, 크라우드 펀딩과 자체 온라인 자사몰(D2C)을 통해 전국구 브랜드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양양에서 서핑 의류 브랜드를 창업한 한 청년 대표(31)는 "5월 하순부터 유입되는 트렌디한 인구는 브랜드의 시장성을 검증하기에 최고의 타깃"이라며 "올해는 플리마켓에서의 폭발적인 반응을 바탕으로 수도권 벤처캐피탈(VC) 및 로컬 엑셀러레이터로부터 2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힙한 양양'의 무형 자산 가치, 청년 인구 유입과 창업 자본으로 환원
이처럼 플리마켓이 '로컬 브랜드 창업의 등용문'이 되면서, 양양은 전국에서 젊은 창업 자본과 청년 인구가 가장 역동적으로 유입되는 도시가 되었다. 5월 하순 한 달간 플리마켓을 통해 거래된 총 거래액(GMV)은 전년 동기 대비 35%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산되며, 현장에서 발굴된 브랜드들이 인근 구도심의 빈 창고나 상가를 임차해 정식 오프라인 쇼룸을 오픈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양양의 '힙한 문화'라는 무형 자산이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과 부동산 자산 가치 상승이라는 유형의 경제 효과로 치환되고 있는 셈이다.
청년 크리에이터의 ‘창업 기회 확대’ 환영 vs 상권 과열에 따른 ‘임대료 도미노 상승’ 우려
청년 창업가들과 지자체는 양양이 단순한 유흥 관광지를 넘어 '로컬 비즈니스의 메카'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는 점을 크게 반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힙한 브랜드들의 성공 이면에는 그늘도 존재한다. 플리마켓을 통해 상권의 잠재력이 증명될 때마다 인근 인구·죽도 해변 상가의 임대료가 도미노처럼 상승하는 과열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초기 창업가들은 "겨우 브랜드를 안착시켰더니 감당하기 힘든 임대료 요구에 해변에서 밀려날 처지"라며 상생 조례 제정 등 제도적 보호망을 요구하고 있다.
양양의 파도 소리, 로컬 경제의 가장 강력한 IP가 되다
양양의 해변 플리마켓이 증명한 가장 큰 경제적 가치는 '지역의 고유함이 가장 강력한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의 대형 자본이 흉내 낼 수 없는 양양만의 '서핑 서사'와 '힙한 감성'은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창의력과 만나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 지식재산권(IP)으로 거듭났다. 5월 하순의 푸른 바다를 무대로 피어난 청년들의 독창적인 브랜드들이 임대료 과열이라는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로컬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정교한 공간적·제도적 인큐베이팅 지원이 시급한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