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선거 막판 정치권은 늘 그렇듯 시끄럽다. 누군가는 상대 후보의 도덕성을 공격하고, 누군가는 가족 문제를 끌어들이며, 또 누군가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부풀린다. 정책은 사라지고 감정만 남는다. 유권자들은 피로감을 호소한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정치권의 수준은 결국 유권자가 결정한다.
이쯤 되면 더 이상 정치인들의 말싸움에 일일이 휘둘릴 필요도 없다. 이미 후보들은 충분히 자신들의 수준을 드러냈다. 상대를 향해 쏟아낸 언어, 질문을 피하는 태도, 비판을 대하는 표정 하나까지도 유권자들은 다 봤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다. 투표로 판단하는 일이다.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은 국민 앞에서 몸을 낮춘다. 하지만 그 겸손이 진심인지, 표를 얻기 위한 연기인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드러난다. 불편한 질문 앞에서 짜증을 내는지, 반대 의견을 듣고도 경청하는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지 보면 된다. 결국 권력을 어떻게 대하는 사람이냐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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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후보는 실현 가능성조차 의심되는 공약을 남발하고, 어떤 후보는 상대를 공격하는 데만 몰두한다. 또 어떤 후보는 당의 간판만 믿고 지역 현안을 중앙정치 구호로 덮으려 한다. 정작 주민 삶과 직결된 교통·돌봄·안전·경제 문제는 뒤로 밀려난다. 선거판이 아니라 전쟁터처럼 행동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결국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결론 난다. 투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인을 억지로 설득할 필요는 없다. 고함치는 정치인을 향해 같이 고함칠 이유도 없다. 거짓말을 반복하는 사람에게 분노만 쏟아낼 필요도 없다. 유권자가 해야 할 가장 강력한 행동은 투표장에서 이름 석 자를 지우는 일이다.
정치는 결국 기억의 싸움이다. 선거 때만 고개 숙이는 사람, 논란이 생기면 남 탓부터 하는 사람, 주민을 설득 대상이 아니라 관리 대상으로 보는 사람을 유권자들이 계속 선택해왔기 때문에 정치가 바뀌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여론조사 숫자에 흔들릴 필요도 없다. 막판 폭로전에 휩쓸릴 이유도 없다. 후보의 말보다 태도를 보고, 공약보다 책임감을 보고, 인기보다 자질을 봐야 한다.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인에 대해서는 단호하면 된다.
말이 아니라 투표로 심판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