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설악권 현장체험학습은 계속되어야 한다!

전우호 (woogongws@nate.com) | 기사입력 2026/04/30 [13:57]

[데스크칼럼] 설악권 현장체험학습은 계속되어야 한다!

전우호 | 입력 : 2026/04/30 [13:57]

현장체험학습을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교육 방식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미래세대에게 어떤 경험과 기회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지적한 ‘체험학습 기피’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은 정확히 본질을 짚고 있다. 안전을 이유로 교육을 축소하는 것은 결국 아이들에게서 배움의 기회를 빼앗는 일이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메시지다.

 

문제는 그동안 체험학습이 위축된 이유가 단순히 안전 인력 부족이 아니라는 데 있다. 속초 체험학습 사망사고 이후 교육 현장에는 ‘사고가 나면 모든 책임은 교사가 진다’는 공포가 깊게 자리 잡았다. 실제로 해당 사건에서 교사에게 형사 책임이 일부 인정되면서, 현장 교사들은 체험학습 자체를 기피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는 개인의 책임을 넘어 제도의 문제다. 교육 활동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구조에서는 어떤 교사도 적극적인 체험학습을 선택하기 어렵다.

 

 

이 지점에서 대통령의 발언이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 체험학습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안전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라는 것이다. 인력과 비용을 국가가 책임지고, 사고 발생 시 책임 구조를 합리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방향은 교육 정상화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교육은 위험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관리하며 배움을 확장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 논의는 지역경제와도 깊이 연결된다. 특히 속초를 비롯한 설악권은 체험학습의 최적지다. 바다와 산, 생태와 역사, 관광 인프라가 결합된 이 지역은 교과서로 대체할 수 없는 살아있는 교육 현장이다. 그러나 체험학습이 줄어들면서 지역은 또 하나의 중요한 수요를 잃고 있다. 단체 관광객 감소는 숙박, 음식, 체험시설, 전통시장까지 연쇄적인 타격을 준다. 교육의 위축이 곧 지역경제의 위축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따라서 해법은 단순한 교육 정책이 아니라 ‘교육-지역 연계 전략’이어야 한다. 국가가 체험학습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자체는 체험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며, 지역 상권은 학생 맞춤형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예컨대 생태교육, 해양체험, 전통시장 경제교육 등은 학생들에게는 학습 효과를, 지역에는 소비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이다. 단순 방문이 아니라 ‘머물고 배우는 체험’으로 전환할 때 경제적 파급력은 훨씬 커진다.

 

물론 안전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다. 그러나 안전을 이유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책임 회피에 가깝다. 필요한 것은 ‘위험 회피’가 아니라 ‘위험 관리’다. 국가가 책임을 분담하고, 제도가 이를 뒷받침할 때 현장은 다시 움직일 수 있다.

 

결국 선택의 문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교실 안의 안전만을 줄 것인가, 아니면 세상을 경험할 기회를 줄 것인가. 그리고 동시에, 우리는 지역을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교육과 연결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인가. 체험학습을 살리는 일은 교육을 살리는 일이자, 지역을 살리는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논쟁이 아니라 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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