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보도] 서핑 보드 위에서도 '한 입'… 양양, 길거리 음식을 재정의하다

전우호 (woogongws@nate.com) | 기사입력 2026/04/15 [11:36]

[기획보도] 서핑 보드 위에서도 '한 입'… 양양, 길거리 음식을 재정의하다

전우호 | 입력 : 2026/04/15 [11:36]

2026년 4월, 수온이 오르기 시작한 양양 죽도와 인구 해변은 서핑 보드를 든 청년들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이곳의 풍경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서퍼들의 손에 들린 음식이다. 횟집에서 격식을 차려 먹던 해산물이 이제는 한 손에 들고 먹는 세련된 '핑거푸드(Finger food)'로 변신했다. 

 

 

 

"모래 묻을 걱정 없어요"… 서퍼의 니즈가 만든 로컬 브랜딩

양양의 청년 로컬 크리에이터들은 서퍼들이 조업 중간이나 휴식 시간에 간편하게 열량을 보충하고 싶어 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양양 특산물인 문어와 섭(홍합)을 활용한 '문어 한 입 튀김', 감태로 감싼 '동해안 새우 볼' 등이 대표적이다. 종이 트레이에 담긴 이 음식들은 화려한 비주얼로 SNS에서 큰 인기를 끌며, 서핑을 하지 않는 일반 관광객들에게도 양양에 오면 반드시 맛봐야 할 미식 코스로 자리 잡았다.

 

 

"동해안 어민과 상생합니다"… 청년과 지역의 맛있는 협력

이 음식들의 핵심은 '신선한 로컬 식재료'에 있다. 대기업의 냉동 재료 대신, 그날 아침 속초와 고성 항구에서 들어온 수산물을 직접 공수한다. 한 청년 창업가는 "우리는 양양의 바다를 팔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민들에게는 제값을 주고 사고, 관광객에게는 양양의 맛을 가장 트렌디하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비수기인 평일에도 이들의 매장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관광객의 '색다른 미식 경험' vs 기존 상권의 '메뉴 경쟁력 고민'

MZ세대 관광객들은 "포장해서 해변에 앉아 먹기 편하고 사진도 잘 나와서 좋다"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인다. 반면, 인근의 정통 횟집들은 "간편식이 인기를 끌면서 젊은 층의 손님이 줄어들까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낸다. 하지만 일부 횟집은 청년들과 협업해 자신들만의 비법 소스를 제공하거나, 포장용 소량 메뉴를 개발하는 등 변화하는 미식 트렌드에 발맞춰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양양의 핑거푸드, '가벼움' 속에 담긴 '진심'

양양의 해산물 핑거푸드는 단순히 유행을 쫓는 간식이 아니다. 지역의 식재료를 청년의 감각으로 해석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훌륭한 로컬 브랜딩 사례다. '무거운' 해산물 요리를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이 아이디어는 침체되었던 지역 상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올봄, 양양 바다의 파도를 타고 넘어온 이 맛있는 변화가 강원도 전체의 미식 트렌드를 선도하는 새로운 물결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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