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제기된 주민들의 불안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춘천~속초 철도 건설이라는 국가적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하루 수십 대의 덤프트럭이 좁은 마을 이면도로를 질주하고 있다면 이는 ‘불편’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의 문제다.
특히 문제의 도로는 중앙선도 없는 협소한 길이다. 차량 두 대가 교행하기도 어려운 구조에서 대형 덤프트럭이 속도를 내며 오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 사고를 예고하는 상황이다. 더 심각한 것은 차량 통제를 맡아야 할 신호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주민들의 증언이다. 이는 단순한 관리 소홀을 넘어, 안전 시스템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 |
물론 춘천~속초 철도는 지역 균형발전과 접근성 개선을 위한 중요한 사업이다. 지역 주민들 역시 이 사업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과정’이다. 아무리 국가 기반시설 공사라 하더라도 주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면서까지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
공사 관계자는 “신호수를 배치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현실은 다르다. 주민들이 반복적으로 위험을 호소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관리 체계에 구멍이 있음을 방증한다. 안전은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작동하고 있음이 확인되는 것’이어야 한다.
더욱이 보행자 안전 문제는 심각하다. 마을 도로는 차량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아이들이 오가고, 어르신들이 걷는 생활 공간이다. 이 공간에 대형 공사 차량이 속도를 내며 진입하는 순간, 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현실이 된다. 사고가 난 뒤의 대책은 아무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는 사전 조치다.
고성군이 도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그러나 설계와 착공은 ‘미래의 대책’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주민들은 위험 속에 놓여 있다. 당장 필요한 것은 즉각적인 안전 조치다. 신호수 상시 배치, 차량 속도 제한의 강력한 관리, 운행 시간 제한, 우회도로 확보 등 실질적인 대책이 먼저 시행되어야 한다.
공사는 사람이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사람이 공사를 위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국가 사업일수록 더 엄격한 안전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 주민의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개발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명확하다. “일단 공사부터 하고 보자”는 식의 접근이 아니라,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멈춘다”는 원칙이다. 주민의 일상과 생명을 지키는 것, 그것이 모든 개발보다 앞서야 할 기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