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이젠 안보의 허울보단 지역민의 삶의 질을…!

전우호 (woogongws@nate.com) | 기사입력 2026/04/09 [12:16]

[데스크칼럼] 이젠 안보의 허울보단 지역민의 삶의 질을…!

전우호 | 입력 : 2026/04/09 [12:16]

접경지역은 늘 ‘안보’라는 이름 아래 묶여 있었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일상은 오랜 시간 제약과 불편을 감내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 왔다. 그런 점에서 이양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개정안’은 단순한 법 개정을 넘어, 접경지역 주민의 삶을 정상화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현행 제도는 민간인통제선을 군사분계선 이남 10㎞ 이내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이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진 채 과도하게 적용되면서 주민들의 토지 이용과 이동, 재산권 행사에까지 광범위한 제약을 가해왔다는 점이다. 시대는 변했지만 규제는 과거에 머물러 있었던 셈이다.

 

 

이번 개정안은 민통선 범위를 3㎞ 이내로 합리적으로 조정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선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제한돼 왔던 생활권을 회복하고, 지역 개발과 관광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여는 변화다. 접경지역이 더 이상 ‘묶여 있는 땅’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공간’으로 전환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특히 강원 북부를 비롯한 접경지역은 그동안 교통·산업·관광 모든 면에서 구조적 불리함을 안고 있었다. 규제 완화는 곧 투자와 일자리, 그리고 인구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주민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효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물론 안보는 결코 가볍게 다룰 수 없는 가치다. 그러나 안보를 이유로 과도한 규제를 유지하는 것이 과연 최선이었는지는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군사작전 환경 역시 기술과 전략 변화에 따라 달라지고 있는 만큼, 그에 맞는 유연한 제도 설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다.

접경지역 정책은 언제든 정치적 도구로 소비되기 쉽다. 남북 관계를 과도하게 긴장시키거나 갈등을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불필요한 대결 구도를 조장하는 것은 주민의 삶과 아무런 상관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결과를 낳는다.

 

안보를 빌미로 한 과장된 위기 담론이나, 반대로 정치적 이익을 위한 갈등 유발은 사실상 무책임한 행위에 가깝다.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긴장이 아니라 안정이고, 대결이 아니라 일상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개정안은 균형 잡힌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안보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민의 기본권을 회복하고, 지역 발전의 가능성을 열겠다는 방향성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존재한다. 접경지역 주민들이 더 이상 ‘안보의 부담’을 일방적으로 떠안는 존재가 아니라, 동등한 국민으로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금 필요한 정책의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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