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말, 속초시 조양동의 동서고속화철도 속초역 건설 현장.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지가 녹아내리며, '서울에서 속초까지 1시간 30분' 시대를 열 최첨단 고속 철도의 웅장한 골격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체 공정률 70%를 넘기며, 과거 종이 위 계획이었던 철길은 이제 설악권의 지형을 바꿀 거대한 실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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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형 스마트 역사가 솟았습니다”... 고속 철도 공정률 70%의 현장
속초역 건설 현장은 대형 크레인과 수십 명의 인력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거대한 공장이었다. 과거 명치리 벌판이었던 이곳은 이제 웅장한 콘크리트와 스틸 skeleton이 자리 잡으며, 슬로우 에이징(Slow-aging)과 웰니스를 테마로 한 '강원도형 스마트 역사'의 위용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현장 소장 A씨는 “공정률 70%를 넘어서며 터널 노반 공사는 마무리 단계고, 현재 역사 건축과 고속 트랙 부설 작업이 한창입니다. 기술력과 자연의 조화를 최우선으로, 예정된 2027년 개통에 차질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달라지는 부동산 지도… “자고 나면 오르는 땅값” 대 “둥지 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의 공포”
고속 철도가 가져올 압도적인 접근성은 부동산 시장을 집어삼켰다. 속초역이 들어설 조양동과 노학동 일대는 외지 투기 자본이 대거 유입되며, 지난 1년간 공시지 가가 전국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 투자자들은 이미 역사 인근 부지를 쪼개기 방식으로 선점했고, 현재는 인제역과 백담역 주변 농지까지 투기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치솟는 땅값과 집값은 정작 고향을 지켜온 원주민들에게는 축복이 아닌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역사 주변의 세입자들과 소상공인들은 “고향인데 살 수가 없어요”라며 둥지 내몰림의 공포를 호소하고 있다.
외지 투기꾼의 ‘자산 가치 상승 기대’ vs 원주민의 ‘상실감과 생활고’
외지인들은 철도 개통 후의 시세 차익을 노리며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다. 반면 원주민들은 개발 이익이 외부로 유출되고 지역의 고유한 공동체가 파괴되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지자체는 부동산 거래 허가구역 지정 등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지능화된 투기 수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철도가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투기꾼들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근본적인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철길의 목적지는 ‘자본’이 아니라 ‘사람’이어야 한다
동서고속화철도는 설악권의 지도를 바꿀 거대한 기회다. 그러나 그 기회가 투기의 수단으로 전락해 원주민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반쪽짜리 성공에 불과하다. 지자체와 정부는 역세권 개발 이익을 지역 공동체에 환원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무주택 원주민과 청년들을 위한 공공 주택 공급 등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철길이 완공되는 날, 기차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이 설악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이곳 사람들의 넉넉한 인심까지 느낄 수 있도록 ‘상생의 레일’을 깔아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