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설악권 농지전수조사,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

전우호 (woogongws@nate.com) | 기사입력 2026/04/07 [11:48]

[데스크칼럼] 설악권 농지전수조사,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

전우호 | 입력 : 2026/04/07 [11:48]

정부가 오는 5월부터 전국 단위 농지 전수조사에 착수한다. 5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과 특사경까지 투입되는 이번 조사는 단순한 행정 점검을 넘어 불법 농지 이용과 투기를 직접 적발하고 처벌까지 연결하는 ‘집행형 조사’라는 점에서 이전과 차원이 다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인력 확충과 실효성을 주문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는 강력한 정책 의지를 넘어 정치적 파급력까지 내포하고 있다.

 

이 변화는 특히 속초·고성·양양·인제 등 설악권에서 더욱 민감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설악산을 중심으로 한 이 지역은 전통적인 농촌이면서도 관광과 개발 기대가 공존하는 곳이다. 그만큼 농지는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자산이자 미래 가치로 인식돼 왔다. 이런 구조 속에서 농지 전수조사는 곧 지역 사회의 재산 구조를 들여다보는 일과 다르지 않다.

 

 

문제는 이 조사가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진행된다는 점이다. 농지 문제는 단기간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축적된 결과물이다. 따라서 조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불법 임대, 명의 분산, 투기성 보유 등은 자연스럽게 지역의 유력 인사나 기존 정치인들과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현직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정치 신인이나 도전자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존 질서에 대한 문제 제기, 이른바 ‘농지 기득권’에 대한 비판이 선거 전략으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선거 구도는 ‘안정과 경험’을 강조하는 현직과 ‘청산과 개혁’을 내세우는 도전자 간의 대립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특사경 투입이라는 변수는 긴장감을 더욱 높인다. 단순 조사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바로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지역 사회 전반에 압박으로 작용한다.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졌던 문제들이 한순간에 법적 리스크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후보자들의 공개 행보를 위축시키는 동시에, 상대를 겨냥한 폭로전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지역별로도 영향은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속초와 양양처럼 개발 기대가 높은 지역에서는 농지의 투기성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반면 고성과 인제처럼 실제 경작 중심의 지역에서는 ‘진짜 농민 보호’라는 프레임이 더 힘을 얻을 수 있다. 같은 정책이라도 지역에 따라 전혀 다른 정치적 메시지로 작용하는 셈이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는 정책 경쟁을 넘어 ‘검증 선거’의 성격을 띨 가능성이 크다. 유권자들은 단순한 공약보다 후보자의 농지 보유 이력과 이용 방식, 지역과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볼 것이다. 농지가 곧 신뢰의 척도가 되는 상황이다.

 

이번 전수조사는 단발성 조치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는 1996년 이후 취득 농지를 중심으로, 내년에는 그 이전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이는 농지 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작업인 동시에 지역 정치의 판도 다시 쓰는 과정이기도 하다.

 

설악권에서 농지는 더 이상 조용한 자산이 아니다. 그것은 이제 선거를 흔드는 가장 현실적인 변수다. 그리고 이번 선거는 그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답을 요구받는 자리다.

 

과연 그 땅은 누구의 것인가, 그리고 그 책임은 누구의 몫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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