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하나의 바다, 두 개의 허가...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전우호 (woogongws@nate.com) | 기사입력 2026/04/03 [11:44]

[데스크칼럼] 하나의 바다, 두 개의 허가...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전우호 | 입력 : 2026/04/03 [11:44]

강원도 속초 대포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은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의외로 단순하다. 하나의 바다 위에 두 개의 허가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14년 전, 속초시와 강원도는 민간 기업을 유치해 대포항을 마리나 산업 거점으로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해당 기업은 해양수산부로부터 정식 사업 허가를 받았고, 1차 사업까지 완료했다. 여기까지는 문제없는 정상적인 개발 과정이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이 뒤바뀐다. 속초시는 “별도의 점용 허가를 다시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업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고, 나아가 같은 수역 일부를 어촌계에 다시 허가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즉, 국가가 허가한 사업과 지방정부의 행정이 충돌하게 된 것이다.

 

 

이 문제의 본질은 분명하다.

행정의 기준과 원칙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법적으로 국가가 부여한 개발 허가는 관련 점용 권한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래야 사업이 일관되게 추진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원칙이 현장에서 부정되면서, 사업자는 수년간 투자하고도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더 큰 문제는 ‘신뢰’다.

 

이 사업은 애초에 지방정부가 직접 민간 투자를 유치하면서 시작됐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입장이 바뀌고, 기존 약속이 흔들린다면 앞으로 어떤 기업이 지방 투자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투자는 조건보다 신뢰를 보고 움직인다. 행정이 일관성을 잃는 순간, 그 피해는 단일 사업을 넘어 지역 전체로 확산된다.

 

또한 어촌계와의 갈등 역시 중요한 요소다. 생계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반발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해야 할 주체는 행정이다. 이번 사례에서는 오히려 행정이 갈등을 관리하기보다 확대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했다는 점에서 문제를 키웠다.

 

결국 지금의 상황은

• 국가와 지방 간 권한 충돌

• 기존 투자자와 지역 이해관계자의 갈등

• 그리고 이를 조정하지 못한 행정의 혼선이 겹쳐진 결과다.

 

그 사이에서 사업은 멈췄고,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법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나아가 수천억 원대의 손실이 현실화될 경우, 그 부담은 결국 시민의 세금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크다.

 

이 사건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행정은 상황이 아니라 원칙으로 움직여야 한다”

 

허가가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유지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원칙이 없다면 같은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피해는 결국 사회 전체가 떠안게 된다.

 

하나의 바다에 두 개의 허가가 존재하는 이 상황은 단순한 지역 갈등이 아니다.

 

그것은 행정의 신뢰와 법의 일관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 도배방지 이미지

PHOTO
이동
메인사진
인제군 벚꽃 흩날리는 그 거리에서, 다시 봄을 만나다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