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설악권 공직자, 차량 5부제는 ‘의무’가 아니라 ‘시험대’다

전우호 (woogongws@nate.com) | 기사입력 2026/03/25 [14:17]

[데스크칼럼] 설악권 공직자, 차량 5부제는 ‘의무’가 아니라 ‘시험대’다

전우호 | 입력 : 2026/03/25 [14:17]

정부가 공공부문 차량 5부제를 한층 강화했다. 단순 권고 수준을 넘어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미준수 기관에는 경고와 조치까지 뒤따르는 사실상의 ‘강제’ 단계다. 에너지 위기라는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선택이다.

 

문제는 제도의 강도가 아니라 ‘현장의 태도’다.

 

특히 속초, 고성, 양양, 인제 등 설악권 지역은 이번 5부제를 남다르게 받아들여야 한다. 수도권과 달리 대중교통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지역 특성상 차량 의존도가 높고, 그만큼 제도 체감도도 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공직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공공부문 5부제는 말 그대로 ‘공직사회가 먼저 지키라’는 정책이다. 민간은 아직 자율 참여에 머물러 있지만, 공공은 예외가 없다. 즉, 설악권 공직자들의 태도는 곧 지역 전체의 참여 분위기를 좌우하게 된다.

 

만약 공직자가 이를 형식적으로 대하거나, 편법으로 회피하려 한다면 그 파장은 단순한 규정 위반을 넘어선다. “공무원도 안 지키는데 왜 우리가 해야 하느냐”는 불신으로 이어지고, 결국 정책 전체의 동력이 무너진다.

 

특히 지역사회가 촘촘한 설악권에서는 이런 모습이 더 빠르게, 더 크게 퍼진다. 주민과 공직자의 거리가 가까운 만큼, 작은 일탈도 쉽게 드러나고 오래 기억된다. ‘눈밖에 나는 순간’ 신뢰 회복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번 5부제는 단순한 에너지 절감 정책이 아니다. 공직자의 책임 의식을 점검하는 시험대에 가깝다.

 

더욱이 설악권은 관광 의존도가 높은 지역이다. 에너지 위기 속에서도 지역 이미지를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공직사회가 모범을 보이지 못한다면, 지역 전체가 무질서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이는 곧 관광 경쟁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공직자들이 철저히 준수하고, 이를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확산시킨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주민 참여를 끌어내는 ‘조용한 설득력’이 생기고, 위기를 함께 극복하는 공동체 의식도 형성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거창하지 않다. 원칙을 지키느냐, 아니냐의 문제다.

 

차량 5부제는 불편한 정책이다. 그러나 공직자는 그 불편을 먼저 감당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그것이 공공의 신뢰를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설악권의 공직자들에게 이번 5부제는 선택이 아니다. 지역민의 눈높이에서 평가받는 ‘책임의 문제’다. 그리고 그 평가는 생각보다 훨씬 엄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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