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속초의 미래, 혼자서는 부족하다…설악권 연합이 답이다

전우호 (woogongws@nate.com) | 기사입력 2026/03/24 [14:21]

[데스크칼럼] 속초의 미래, 혼자서는 부족하다…설악권 연합이 답이다

전우호 | 입력 : 2026/03/24 [14:21]

속초시는 지금 거대한 기회의 문 앞에 서 있다. 2030년, 동서고속화철도와 동해북부선이 교차하는 순간 이 도시는 더 이상 ‘동해안의 끝’이 아니라, 환동해권의 중심으로 재편된다. 교통은 바뀌고, 흐름은 바뀌고, 지도 위에서의 위치마저 달라진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 변화가 ‘성장’으로 이어질 것인가, 아니면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빨대효과’로 끝날 것인가.

 

 

속초시는 이미 답을 준비하고 있다. 역세권 개발, 마이스(MICE) 산업 육성, 공공기관 유치. 방향은 분명하다. 관광도시에서 체류형 자족도시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은 시대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 이 모든 계획이 속초 ‘혼자’의 힘만으로 완성되기는 어렵다.

 

여기서 우리가 직시해야 할 한 가지가 있다.

 

속초의 미래는 속초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고성군, 양양군, 인제군—이른바 설악권 전체가 하나의 생활권이자 경제권으로 묶여야 비로소 경쟁력이 생긴다. 지금처럼 각 지자체가 따로 움직이는 구조로는 수도권과의 경쟁은커녕, 내부 경쟁으로 힘만 소모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공공기관 유치가 그렇다. 강원도가 전체 그림을 공유하지 않은 채 각 시·군이 ‘깜깜이 경쟁’을 벌이는 현실은, 기회를 나누기보다 서로 잠식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누군가 하나가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 모두가 약해지는 게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경쟁이 아니라 ‘연합’이다.

 

속초는 관광과 마이스 중심 도시로, 양양은 공항과 해양레저 거점으로, 고성은 접경지역 특화 산업과 생태 자원으로, 인제는 산악·내륙 관광과 힐링 산업으로 역할을 나눌 수 있다. 이들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는 순간, 설악권은 단순한 지역이 아니라 ‘하나의 목적지’가 된다.

 

예를 들어, 속초에 컨벤션센터가 들어서면 국제회의 참가자는 속초에만 머무를 필요가 없다. 양양에서 도착하고, 고성에서 체험하고, 인제에서 머무는 ‘광역 체류형 관광’이 가능해진다. 공공기관 역시 마찬가지다. 한 도시에 모든 기능을 몰아넣는 대신, 설악권 전체에 분산 배치한다면 정주 여건과 확장성은 훨씬 커진다.

 

이것이 바로 ‘연합작전’이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다. 행정구역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다르고, 정치적 계산도 작용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각자도생을 택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수도권이라는 거대한 블랙홀 앞에서 개별 도시는 너무 작다.

 

속초가 진정으로 성공하려면, ‘속초의 성공’이라는 개념부터 바꿔야 한다.

 

속초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설악권 전체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2030년 철도 개통은 단순한 교통 혁명이 아니다. 그것은 선택의 순간이다.

 

각자 흩어져 기회를 소모할 것인가, 아니면 힘을 모아 새로운 축을 만들어낼 것인가.

 

속초의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

 

이제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그리고 그 방향은 분명하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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