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인력난은 이제 구조적인 문제가 됐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 속에서 농번기 일손을 국내 인력만으로 해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농촌을 지탱하는 중요한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강원도에는 올해 1만1천 명이 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들어올 예정이다.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들은 감자와 배추, 과수 등 농번기 작업을 돕는 핵심 노동력으로 농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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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력이 늘어나는 만큼 관리의 책임도 커지고 있다.
최근 양구군에서 드러난 외국인 계절근로자 임금 착취 의혹은 그 경고 신호와도 같은 사건이다. 일부 브로커가 개입해 필리핀 근로자들의 임금 일부를 지속적으로 빼앗았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피해를 호소하는 근로자만 수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단순한 노동 분쟁이 아니라 ‘노동력 착취형 인신매매’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런 일이 발생했는데도 지자체의 대응이 늦어졌다는 점이다. 결국 국무총리실 산하 위원회가 나서 지자체가 먼저 체불임금을 지급하는 긴급 구제 방안까지 제안하는 상황이 됐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단순히 사람을 데려오는 정책이 아니라 철저한 관리와 책임이 뒤따라야 하는 제도라는 사실이다.
특히 설악권이라 불리는 속초시, 고성군, 양양군, 인제군 역시 이 문제를 남의 일처럼 바라볼 수 없다. 이 지역 역시 농업 인력 부족이 심각한 만큼 외국인 계절근로자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브로커 개입이나 임금 착취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면 피해는 근로자뿐만 아니라 지역 농업 전체로 번질 수 있다. 농가 역시 불법 구조 속에 휘말리게 되고, 제도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선제적인 관리다. 근로자 모집 과정에서 브로커 개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계약 구조를 투명하게 만들며, 임금 지급과 근로 환경을 지자체가 직접 확인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숙소, 의료 지원, 노동 상담 등 기본적인 보호 장치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단순한 ‘일손’이 아니다. 그들은 한국 농업을 함께 지탱하는 동료 노동자이자 지역 사회의 손님이다.
이들을 보호하는 것은 인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역 농업의 신뢰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농촌의 미래는 인력 확보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인력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공정한 노동 환경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