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2억짜리 ‘파크골프’ 열풍, 그늘진 노년은 누가 챙기나

전우호 (woogongws@nate.com) | 기사입력 2025/12/22 [14:57]

[데스크 칼럼] 2억짜리 ‘파크골프’ 열풍, 그늘진 노년은 누가 챙기나

전우호 | 입력 : 2025/12/22 [14:57]

속초시, 문체부 공모 선정 고무적이나… ‘인기 종목’ 쏠림 경계하고 의료·복지 사각지대 노인 보듬어야

 


속초시가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내년부터 2억 원을 투입, 어르신 스포츠 강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초고령화 사회로 치닫는 지역 현실에서 노인들의 건강한 여가 선용을 위한 국비 확보는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이병선 시장이 "행정력이 입증된 결과"라며 자평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시는 파크골프, 그라운드골프, 건강걷기 등 인기 종목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꾸려 ‘건강 100세 도시’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화려한 공모 선정 타이틀 뒤에 가려질지 모르는 그늘을 직시해야 한다. 시가 내세운 ‘파크골프’와 ‘그라운드골프’는 최근 시니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만큼 진입 장벽도 존재한다. 장비 구입비나 이용료 등 경제적 부담이 따르고, 무엇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신체적 건강이 뒷받침되어야 즐길 수 있는 종목이다. 자칫 이번 사업이 이미 건강하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일부 활동적인 노인들만의 리그’에 세금을 보태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2억 원(국비 포함)이라는 예산 규모도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10개월간 전문 강사를 배치하고 안전 관리까지 하면서 세 종목을 운영하기에 넉넉한 금액이라 보기 어렵다. "관광 자원 연계로 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기대한다는 시의 설명은 과도한 장밋빛 전망이다. 한정된 예산을 소수의 동호인들이 즐기는 인기 종목에 집중하는 것이 과연 보편적 노인 복지 취지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정작 체육 활동이 절실하지만 거동이 불편하거나 정보에 어두워 소외된 독거노인, 저소득층 노인들은 이 화려한 잔치에서 배제될 공산이 크다.

 

공모 선정에 취해 있을 시간이 없다. 진정한 ‘건강 도시’는 파크골프장의 화려한 스윙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보여주기식 성과나 인기 영합주의적 종목 선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행정의 시선은 필드 위에 서 있는 건강한 노인이 아니라, 집 밖으로 나오기조차 힘겨워하는 그늘진 곳의 노인들을 향해야 한다. 2억 원의 예산이 인기 종목의 붐을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장 취약한 노인들의 건강 불평등을 해소하는 마중물이 되도록 세밀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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