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기관장의 ‘커피 서빙’ 한 시간이 장애인 자립의 정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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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시가 장애인 카페 활성화를 위해 ‘일일 점장제’를 운영한다. 오는 27일에는 속초양양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앞치마를 두르고 손님을 맞이한다. 이미 시의장과 시장이 거쳐 간 이 자리는 장애인 일자리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을 환기하고 자립을 응원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있다. 기관장이 직접 현장에서 땀 흘리며 장애인 근로자들과 호흡하겠다는 시도는 행정의 문턱을 낮추고 소외계층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점에서 분명 일정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분기별로 한 번씩 돌아가며 치러지는 이 행사가 과연 장애인들의 ‘안정적인 일자리’와 ‘카페 활성화’에 얼마나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지는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기관장이 방문하는 날에 맞춰 열리는 ‘여름맞이 콘서트’와 북적이는 수행 인원들, 그리고 보도자료용 사진 촬영은 전형적인 전시 행정의 문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기관장이 서빙하는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몰려든 ‘동원된 손님’들이 떠나고 나면, 카페는 다시 정막에 휩싸인다. 일회성 이벤트로 반짝 매출을 올리는 것이 카페 활성화의 본질일 수는 없다.
더욱이 ‘현장을 직접 경험한다’는 취지도 공허하게 들린다. 수십 년간 고위 공직자로 살아온 기관장이 단 몇 시간 커피를 나른다고 해서 장애인 근로자들이 매일 마주하는 차별의 벽과 고용의 불안정성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오히려 이러한 ‘체험 삶의 현장’식 행보는 장애인 일자리를 행정의 시혜적 홍보 수단으로 전락시킬 위험이 크다. 진정한 현장 경험은 사진기 앞에서의 포즈가 아니라,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채우지 못하는 공공기관의 실태를 점검하고 이들의 임금 체계와 근로 환경을 개선하는 정책적 고민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속초시는 이제 ‘보여주기식 점장’을 불러 모으는 수고를 멈추고, 장애인 카페가 이벤트 없이도 자생할 수 있는 구조적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첫째, 시청사와 공공기관 내 카페가 단순한 휴게 공간을 넘어 지역 주민들이 즐겨 찾는 문화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운영 콘텐츠를 다변화해야 한다.
둘째, 분기별 행사에 쏟는 예산과 행정력을 장애인들의 직무 교육 전문화나 노후 장비 교체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
셋째, 일일 점장이라는 이름의 ‘정치적 퍼포먼스’ 대신, 기관장이 해당 부서의 장애인 고용 비율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늘릴 것인지 약속하는 ‘고용 실천의 날’로 전환해야 마땅하다.
장애인의 자립은 기관장의 일시적인 동정이나 이벤트성 방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하루짜리 ‘높으신 점장님’이 아니라, 비장애인과 다름없이 일하고 대우받는 지속 가능한 일터다. 사진 속의 화려한 미소보다 현장의 고단함을 덜어줄 실질적인 예산 집행과 정책적 지지를 촉구한다.























